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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쌀 고르는 법: 3년 벼농사꾼이 등급표만 믿지 말라는 이유

강화도에서 3년간 벼농사를 지었습니다. 삼광, 추청, 고시히카리를 직접 모내고 거둬 도정까지 지켜봤는데요. 도시로 돌아온 지금도 마트 쌀 코너에 서면 손이 먼저 포장지를 뒤집습니다. 예전엔 저도 "이왕이면 특등급"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몇 해를 겪고 나니, 좋은 쌀을 고르는 기준이 제가 알던 것과 꽤 달랐습니다. 좋은 쌀은 등급표가 아니라 포장지 뒷면의 도정일자·품종·단백질에서 갈립니다. 강화도에서 3년간 벼농사를 지으며 삼광·추청·고시히카리를 직접 길러본 사람이 밥맛 좋은 쌀 고르는 기준을 정리했습니다.좋은 쌀은 포장지 앞이 아니라 뒷면에서 갈립니다쌀 포장지 앞면의 큰 글씨나 그림은 사실 참고가 안 됩니다. 정작 중요한 정보는 전부 뒷면에 몰려 있어요. 양곡관리법에 따라 쌀 포장지 뒷면에..

고구마 품종과 심는 법 — 강화 속노랑고구마

강화도에서 농사지을 때 내 본업은 벼였다. 밭작물은 일손이 부족할 때 거드는 정도였는데, 고구마도 그렇게 몇 번 같이 심어봤다. 그러니 "내가 고구마 전문가다" 하고 말할 처지는 못 된다. 다만 곁에서 직접 본 것이 있고, 이번에 오래 고구마 농사지은 분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포인트와 자료를 따로 정리해봤다. 고구마 품종 고르기부터 심는 시기·방법까지, 처음 고구마 한 이랑 심어보려는 분께 도움이 되도록 묶어본다.고구마 품종, 입맛 따라 갈린다고구마는 보통 밤고구마·호박고구마·물고구마로 나뉜다.밤고구마는 쪄 먹으면 물기 없이 타박타박하고 퍽퍽하면서 고소한 밤 향이 난다(진율미 같은 품종). 호박고구마는 촉촉하고 달콤한 게 특징이라 단호박 향이 돌고, 호감미·호풍미 같은 품종이 여기 든다. 물고구마는 수..

귀농 전 꼭 따져봐야 할 현실 — 강화도 3년 만에 도시로 돌아온 이유

3년 가까이 강화도에서 농사를 짓다가, 결국 다시 도시로 돌아오게 됐다. 강화로 들어갈 때만 해도 여기서 정착해 귀농을 성공적으로 해내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떠나오기까지의 마음을 솔직하게 풀어보려 한다.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힘든 건 여러 가지였다. 체력적으로 고된 건 기본이고, 새로 익혀야 할 기술도 많았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일이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컸던 건 따로 있었다. 도대체 어떤 작목으로 내 자리를 잡아야 하는지, 그 선택이 쉽지가 않았다. 그리고 아무 기반도 없이 새로운 지역에 들어가 처음부터 자리를 잡는다는 게, 예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나보다 먼저 귀농하거나 귀촌한 사람들을 보면, 기반이 탄탄한 사람도 있었..

밭농사 한 해를 한눈에 — 보리, 감자, 고구마, 순무, 고추까지

콩 농사는 지난 글에서 따로 풀었으니, 오늘은 강화도에서 길러본 다른 밭작물들을 한자리에 모아 보려고 한다. 보리, 감자, 고구마, 순무, 고추. 작물마다 심는 법도 캐는 법도 제각각이라, 같은 밭농사라도 손이 가는 자리와 시기가 다 달랐다. 사진을 곁들여 한 해 밭농사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보여드리겠다.6월의 황금물결, 보리밭먼저 보리다. 사진 속 누렇게 익은 보리밭에 내가 서 있는 게 6월쯤 모습인데, 베기 직전이라 그야말로 황금물결이다.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넉넉해진다.보리는 겨울에 심고 겨울을 나는 작물이다. 보리밭은 밟아줘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보리가 심어진 땅이 겨울에 들떠있으면 뿌리가 얼기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보리밭은 물을 대는 논농사가 아니라 마른 땅에서 짓는 밭농사다. 그래서 보리밭이..

귀농 후기 2026.06.11

운동회를 기억하게 한 면민의 날, 강진 땡벌이 울려 퍼진 새우젓축제 — 강화도에서 보낸 축제날들

농사일에 파묻혀 살다 보면 계절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지나간다. 그런데 강화도에서 지내는 동안 의외로 마주친 게 있었다. 바로 축제와 행사다. 많이 다닌 건 아니다. 일하는 처지라 멀리까지 찾아다니며 즐길 형편은 못 됐지만, 가까운 데서 열리는 행사는 짬을 내서 참가했다. 오늘은 그중 기억에 남는 강화도 축제 두 가지를 풀어보려고 한다.학창 시절 운동회가 떠오른 면민의 날먼저 봄에 있었던 면민의 날이다. 5월 초, 어린이날 바로 전날인 5월 4일에 열렸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지내던 면에서 열린 행사였는데, 강화도는 면마다 이런 면민의 날을 연다. 면 11개 마을의 이장님들과 주민들이 다 모여서 축제처럼 하루를 보내는 자리다. 장소는 면에 있는 학교 운동장이었다.그해 행사의 주제는 하나된 우리면, 행..

귀농 후기 2026.06.09

한여름 콩밭에서 추수까지 — 기계화 콩농사 이야기

지난번 글에서 붉은 콩 씨앗을 심던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은 그 뒤 이야기다. 그 붉은 콩이 땅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여름 햇살을 받으면서 쑥쑥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콩만 올라오는 게 아니다. 골 사이로 잡초가 같이 올라온다. 콩 농사라는 게 파종은 트랙터와 파종기가 거의 다 해주지만, 그 뒤부터는 사람이 계속 밭을 들여다봐야 하는 일이라는 걸 그때 알았다. 제대로 녀석들이 잘 크고 있는지는 사람이 다니면서 확인해야 하고 밭을 도는데 반나절도 더 걸리는 작업들이다. 잡초와의 싸움이 먼저였다콩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골 사이 잡초부터 잡아야 한다. 초반에 한 번 잡아주면 그래도 뒤가 한결 수월해진다. 2~3번 정도 콩이 크기전까지 제초작업을 해야 했다. 우리는 콩을 2만 평 가까이 심었으니까,..

귀농 후기 2026.06.08

강화도에서 키운 강아지와 고양이-먼저 떠나보낸 아쉬움

도시에 살 때는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게 큰맘 먹고 결정해야 하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시골은 달랐습니다. 마당이 있고, 사람보다 동물이 먼저 드나드는 동네라 키울 기회가 자연스럽게 생기게 됩니다. 솔직히 제 의지로 시작한 건 하나도 없었어요. 다 어쩌다 보니 식구가 됐죠. 오늘은 강화도 영농조합에서 일하던 시절, 제 곁을 스쳐 간 강아지와 고양이들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끝이 마냥 밝은 이야기는 아니에요.갈색이, 먹는 것만 밝히던 녀석처음은 강아지 두 마리였습니다. 주변 분이 강아지를 줬는데, 정확히는 제게 준 게 아니라 영농조합에 준 거였어요. 한 마리는 짙은 갈색, 한 마리는 노란 바탕에 흰색이 섞인 녀석이었습니다. 둘 다 태어난 지 두세 주쯤 돼서 눈도 다 뜨고 제법 꼬물거리던 때..

귀농 후기 2026.06.06

벼 추수와 가을걷이 — 콤바인부터 볏짚 곤포까지

한여름을 지나면 벼는 이삭을 패기 시작합니다. 그 푸르던 잎 사이로 고개를 내밀던 이삭이 어느새 묵직해지고, 들판 전체가 황금색으로 물들면서 벼들이 하나둘 머리를 숙이죠. 봄에 모판부터 시작해서 모내기를 하고, 한여름 내내 방제다 비료다 손이 안 가는 데가 없던 그 벼들이 마침내 추수를 맞는 겁니다.저는 강화도에서 영농조합 작업자로 3년을 보냈는데, 그 시절 가장 바빠지던 게 모내기철과 바로 이 추수철였어요. 오늘은 그 추수 이야기를 한번 쭉 풀어볼까 합니다.강화에 2대 밖에 없던 대형 콤바인예전에는 낫 들고 사람이 일일이 벼를 베고 묶어서 말렸다는 이야기를 어른들한테 듣곤 했는데, 지금은 절대 그렇게는 못 합니다. 시간과 품이 너무 많이 들거든요. 이제 추수는 거의 다 기계화가 돼서, 장비가 없는 분들..

귀농 후기 2026.06.05

집을 지어본 적 있으세요? — 농촌에서 전원주택 짓기

농사만 지을 줄 알았는데 집도 짓는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영농조합에서는 농한기에 가끔 주택 건축 일도 했다. 1년에 한두 채 정도, 농업외의 수익을 위한 방법의 일환이었다.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전원주택을 직접 짓는 작업이었다. 농사일이 없을 때 옆에서 거들고 심부름을 하는 형태였지만, 기초부터 완공까지 전 과정을 눈앞에서 보고 손도 보탠 경험은 또 다른 공부가 됐다.기초는 땅 위에 콘크리트를 붓는다솔직히 처음엔 집을 지으려면 땅을 깊이 파서 지하 구조물을 만드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보니 그게 아니었다. 터를 잡고 나면 먼저 버림 콘크리트를 붓고, 그 위에 거푸집을 세워 기초 슬라브를 만드는 방식이었다. 레미콘 차가 들어오면 콘크리트를 쭉 붓고, 수평을 잡으면서 마무리하는 그 작..

농촌의 현실 2026.06.02

모내기가 끝나면 진짜 여름이 시작된다 — 뜨거운 벼농사 이야기

모내기까지 이야기를 하고 이어서 벼농사에 대한 여름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모내기가 끝나면 한숨 돌릴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5월에 심은 모들이 자리를 잡고 6월, 7월, 8월을 지나면서 쑥쑥 크는 동안, 논에는 해야 할 일이 끊임없이 쌓인다. 농약, 비료, 제초, 병 관리, 새 퇴치까지 물론 밭농사에 비하면 그나마 손이 덜가지만 해야할 일을 거르면 수확에 영향이 가기 때문에 한눈을 팔수 없다.. 한여름 벼농사는 논에서 해야할 일이 생각보다 많다.농약을 사람이 주는 줄만 알았는데 무인보트, 비행기도 있었다. 모내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제초제 살포다. 논에 잡초가 올라오기 전에 미리 눌러줘야 하기 때문에 타이밍이 중요하다.보통 다른 곳들은 사..

귀농 후기 202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