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일상 4

벼 추수와 가을걷이 — 콤바인부터 볏짚 곤포까지

한여름을 지나면 벼는 이삭을 패기 시작합니다. 그 푸르던 잎 사이로 고개를 내밀던 이삭이 어느새 묵직해지고, 들판 전체가 황금색으로 물들면서 벼들이 하나둘 머리를 숙이죠. 봄에 모판부터 시작해서 모내기를 하고, 한여름 내내 방제다 비료다 손이 안 가는 데가 없던 그 벼들이 마침내 추수를 맞는 겁니다.저는 강화도에서 영농조합 작업자로 3년을 보냈는데, 그 시절 가장 바빠지던 게 모내기철과 바로 이 추수철였어요. 오늘은 그 추수 이야기를 한번 쭉 풀어볼까 합니다.강화에 2대 밖에 없던 대형 콤바인예전에는 낫 들고 사람이 일일이 벼를 베고 묶어서 말렸다는 이야기를 어른들한테 듣곤 했는데, 지금은 절대 그렇게는 못 합니다. 시간과 품이 너무 많이 들거든요. 이제 추수는 거의 다 기계화가 돼서, 장비가 없는 분들..

귀농 후기 2026.06.05

한 해 농사가 결정되는 며칠 — 영농조합 모내기의 전 과정

지난번 글에서 모판이 못자리에서 자라 푸른 모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풀어봤어요. 부직포까지 걷고 나면 어린 모가 햇볕을 받으며 한참을 자라는데, 그 모가 10~15cm쯤 되면 드디어 본격 모내기 단계로 들어갑니다. 오늘은 그 모내기의 전 과정을 풀어보려 해요. 현대화된 영농조합에서는 이걸 어떻게 운영하는지, 그 며칠 동안 어떤 풍경이 펼쳐지는지요. 트랙터가 도는 논, 옛 쟁기 시대의 끝모내기를 하려면 가장 먼저 논을 갈아야 합니다. 예전엔 소가 쟁기를 끌면서 갈았다고 하지만, 그건 이미 옛날 얘기예요. 지금은 트랙터가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트랙터가 한 번 들어가서 넓은 논을 쓱쓱 돌면서 써래질을 하고 나면 흙이 다 갈려요. 도시 사람이 처음 보면 그 속도에 놀랍니다. 사람 몇십 명이 며칠 걸려야 했을 일을..

귀농 후기 2026.05.17

강화도에서 가끔씩 들른 카페들 — 109 하우스, 조양방직, 그리고 이름 모를 카페들

오늘은 강화도에서 가봤던 카페 이야기를 좀 풀어볼까 해요. 사실 솔직히 말하면 많이 가보지는 못했어요. 영농조합에서 일하는 동안에는 늘 일이 바빴고, 여가를 즐길 시간 자체가 많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어쩌다 한 번씩 영농조합 식구들과 같이 짬을 내서 다녀온 곳들이 있었습니다.지금 사진을 정리하며 다시 따져보니, 강화도에서 3여년을 보내는 동안 카페에 간 게 한 10번 정도였어요. 그중에서도 사진이 남아 있는 곳을 중심으로 몇 군데를 떠올려보려 합니다. 사진이 기억이 되살아나서 카페에 갔던 추억을 떠올리니 강화도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다시 생각이 납니다. 바닷가에 그리스풍으로 서 있던 카페 109 하우스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사진은 바닷가에 있는 카페 109 하우스예요. 강화도 바닷가를 지나가다 보면 그..

귀농 후기 2026.05.14

강화도 시골에서 만난 동물들 — 작은 친구와 큰 녀석이 함께 사는 곳

도시에서 동물을 만나는 일은 정해진 자리에서만 일어납니다. 공원에서 산책하는 강아지, 반려동물 카페, 동물원, 길에서 가끔 마주치는 길고양이. 그게 전부예요. 그런데 시골에 살아보니 풍경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가게 앞, 거래처 마당, 동네 어귀, 가을 들녘 —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순간에 동물들이 일상을 함께하고 있었어요. 이 글은 강화도에서 일하던 동안 마주친 다섯 친구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친구는 손바닥에 올려놓고 싶을 만큼 작았고, 어떤 녀석은 그 옛날 어른들이 "독수리가 어린애를 채간다"고 했던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줄 만큼 엄청나게 컸습니다.두 마리 고양이가 가르쳐준 시골의 표정 처음 만난 고양이는 손바닥보다도 작은 새끼였습니다. 거래처에 일 보러 들렀더니, 마당 한쪽에 어미 고양이..

귀농 후기 2026.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