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5

시골에는 농사꾼만 사는 게 아니더라, 강화도에서 본 다양한 삶의 모습

비료 살포기 메고 진흙뻘에 빠져서 "내가 뭐 하러 여기 왔지" 하던 그날 이야기로 지난 글을 마무리했었습니다. 솔직히 그때는 다음 날 짐 싸서 다시 서울로 올라갈까 진지하게 고민도 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일주일, 한 달이 지나면서 첫날에 보이지 않던 풍경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글은 그 발견에 대한 이야기예요.일은 끝이 없었지만, 마음은 가벼워졌다 영농조합에서 일을 하다 보니 직접 경작하는 논과 밭만 챙기는 게 아니었어요. 경작 대행 일도 만만치 않게 많았습니다. 모내기, 볍씨에서 모종 키우기, 논 갈기, 밭 갈기, 비닐 씌우기, 파종, 비료, 농약, 수확, 건조까지. 일 종류를 적어보면 정말 끝이 없더라고요. 저는 그 모든 일이 처음이라 어딜 가도 "어떻게 하는 거예요" 묻는 신..

강화도 영농조합 창고 2층, 그해 여름 첫 한 달의 기록

지난 글에서 2017년 7월 강화도로 짐을 옮기던 그날 이야기로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글은 그 이후 한 달에 대한 기록이에요.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 도착해서, 영농조합 창고 2층 숙소에 자리를 잡고, 첫 농사 일을 시작하기까지의 시간입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한 달이 제 귀농 생활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어요. 환상이 빠르게 깨지면서, 이게 진짜 어떤 일인지 몸으로 알게 된 시기였거든요.창고 2층 숙소, 일과 생활이 한 공간에 이사 전에 일주일 넘게 영농조합 식구들과 함께 창고 2층을 손봤습니다. 1톤 트럭 한 대에 짐을 줄이고 줄여 실어 강화도로 들어오던 그날의 기분은 지금도 또렷해요.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간다는 게 외롭고 허탈하면서도 묘하게 설레는, 그런 감정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귀농과 귀촌, 강화도에서 직접 본 두 가지 모습의 차이

귀농을 알아보다 보면 "귀촌"이라는 말도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처음에는 비슷한 단어인 줄 알았는데, 막상 강화도에 들어가 영농조합에서 일하면서두 그룹의 일상을 옆에서 보다 보니 정말 다른 개념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이 글에서는 정의의 차이부터 짚고, 제가 강화도에서 옆에서 본 두 모습,그리고 어떤 분에게 어떤 선택이 어울리는지 솔직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귀농과 귀촌, 정의부터 다릅니다엄연히 다른 개념이에요.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귀농은 경제 활동까지 농어촌으로 옮기는 것입니다.농사를 짓든 어류양식을 하든 어떤 형태로든 농어촌에서 수입원을 만들면서 생활도 그곳에서 하는 형태예요.활동의 무게중심 자체가 시골로 이동하는 셈입니다. 귀촌은 생활만 농촌에서 하고, 경제 활동은 다른 곳에서 하는 것입니다.도..

40대에 귀농을 결심한 날, 그해 여름 강화도로 떠나기까지

2017년 7월, 그해 여름은 유난히 무더웠습니다. 그 더위 속에서 저는 서울 살림을 정리하고 인천 강화도로 짐을 옮겼어요. 40대 한복판에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직업도, 환경도, 인간관계도 다 갈아엎는 결정이었으니까요. 지금 돌아보면 그날의 저는 시골 생활을 너무 만만하게 봤어요. 그래도 그날 짐을 트럭에 싣고 강화도로 향하던 그 마음만은 진심이었습니다.이 글은 제가 어떻게 귀농을 결심하게 되었고, 왜 하필 강화도였으며, 자본도 노하우도 없는 상태에서 어떤 길을 선택했는지 풀어보는 첫 번째 회고입니다.도시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귀농을 갑자기 결심한 건 아니었어요. 몇 년을 두고 마음속에서 천천히 익어왔습니다. 가장 큰 계기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도전했던 자영업의 실패였어요. 직장인 생활만 하다..

2000평 하우스에서 깨달은 6차 산업 성공 귀농인들의 공통 전략

한여름만 되면 지금도 그때 비닐하우스 안의 공기가 떠오릅니다. 밖에서 햇볕에 서 있는 게 차라리 시원하다 싶을 정도였어요. 40대에 귀농을 결심하고 들어갔던 농촌 생활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 2000평짜리 고추 하우스에서 월급을 받으며 일하던 시절입니다. 월급을 받고 일하는 입장이었지만, 여러해 여러가지 농사일을 해보니 하나둘 보이는 게 있더라고요. 그때 본 것들이 귀농 고민하시는 분들한테 참고가 될 만해서 한 번 풀어보겠습니다. 한 해 농사가 끝나고 정산하는 자리에 같이 앉으면 매번 비슷한 결론이 나왔습니다. 들어간 돈에 비해 손에 남는 농산물 수익이 너무 박했어요. 그런데 같은 고추라도 가공해서 판매한 쪽은 매출이 훨씬 컸습니다. 처음엔 솔직히 좀 충격이었어요. 이렇게까지 차이가 난다고? ..

농촌의 현실 2026.05.01